사람의 임종은 가족들이, 또는 지인이 봐준다지. 얄굿게도 나에겐 이제 그럴 사람 단 한 명도 없었기에. 약간은 애처롭게 들릴 나는 옆에 사람이 없어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방법을 몰라요. 말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감히, 내 곁을 지켜달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그저, 나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한 사람이 외롭지 않게 고즈넉한 보리밭이 스치는 목소리를 들려주겠다 했지. 딱히 거창하지도 그렇다고, 미묘한 것도 아닌. 적당함. 그거면 당신은 만족할까.
"나침반이네요. 오래쓴 듯… 그런 향수가 느껴져요."
아무것도 없는 손 위에 무게가 실리면 그 어떤 존재라도 내려다본다. 무엇인지 가늠하기 위해서. 나침반. 해질 때까지 계속 사용했나보구나. 미약하게 짭잘한 파도의 향이 남아있었다. 녹슨 쇠의 냄새인지는 가늠도 안될 정도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늘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엄한 곳을 가리켜대었다. 이거, 약이 다된걸까. 아참, 고장났었지. 고장. 단순한 고장이라면 고치는 게 필수다. 허나, 저는 잘 알고있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그 다음은 북쪽을 원한다는 말.
"딱딱한 나침반보다, 말할 수 있는 나침반을 찾으시는지요."
북극성을 원해요. 그래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자잘자잘하게 보이는 별은 많았는데, 북극성 찾기는 여간 쉬운 게 아니었지. 저 별인가? 하면, 푸른색이라 이런 시리우스였나보다. 하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내고서 다시 찾아보는 눈은 쉽게 지쳤다. 대도시에서 특정인물 찾는 게 이런 느낌인가. 까만 밤하늘에 많고 많은 별들. 별자리도 많고 간간히 행성도 보였으나 콕 집어 북극성이다! 하는 건 없었다. 아마 이 방향이 아니라서 그런 거겠지.
"전 이 나침반처럼 갈피를 못잡는데도요?"
무슨 말인지 아냐는 물음에 두 마디로 끝냈다. 이상한 역질문. 내 생각이 맞느냐는 어조. 파도소리와 함께 잔잔해진 물결이 된 나의 성대는 조타수를 향해 있었다. 그 낡은 것보다 방향을 못 찾지 않았느냐면서. 그렇게. 모래밭을 굴러다니는 돌 들, 조개들을 가만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