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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라. 들어주지. 그 거만한 말투는 역시 창공 위에서 군림하는 자 답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내가 무어가 두려워서 이렇게 떨고 있냐 하면.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하지 않을까. 어둠이 무서워요. 흔한 거지. 벌레가 무서워요. 이 역시도. 누가 죽는 게 싫어요. 이게 맞을 듯 싶었다. 정을 주지 않고 내 발 밑에 선을 그어도 말이다. 물 밀듯 밀려오는 파도는 막을 수 없었다. 차츰차츰 적셔져 가는 내 발은 이미, 당신들이 익숙해졌노라고. 부디 죽지 말고, 살아서 같이 나가자고 하고싶었으나, 두려웠다. 누가 죽을 지도 모르는 판국에 내가 괜히 더 짐을 쥐어 주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 죽지도 살지도 못해 안녕을 받지 못한 이들처럼 변해버리면 어떻게 하냐는 두려움. 난 그게 두려워요.
"심지어는요. 당신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때. 정말 그들처럼 변할까봐 두려웠어요."
당신은 그렇게 약하지 않은데도. 오히려 이 뮤츠보다도 오래 살았으니 관록도 있을 터. 안 맞는 대화라고 생각될 즈음, 제 머리를 가리킨다. 예지가 괴롭혀요. 폐허로 출발했던 이들을 보고 있었더니 쏟아지는 장대비마냥 머릴 두드렸던 그 예지. 함정이 많다. 적들 또한 많지. 가깝게 오는 공포는 그들의 발목을 잡을지어다. 언제나 틀리던 것이 들어맞기 시작하면 그때서부터 기이한 느낌이 제 등을 타고 올라온다. 지금도 멈추지 않는 이 저주. 그래서 나는.
"우리 모두가 살기를 희망해요. 당신도요."
제 두 손을 어찌나 세게 맞잡았던지. 희게 질려버려 피가 통하지 않아 보였다. 어딘가로 신경이 곤두선게 시야에 들어올 법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