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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lité

 

 

 


 

대리석을 아는가. 그 차갑고도 온기 없는. 기이한 것을 아는가. 누군가의 업적을 위해 또는, 그 외모를 재현해내기 위해서. 그것들은 조각품이 된다. 흉내 내는 존재로 태어난다. 풍화되면 다 그래요. 조각나는 일도 얼마 안 남았고. 다 뱉지 못한 것을 내뱉는다. 요컨대, 품고 있던 라일락은, 머루는. 그 따뜻한 봄내음은 모두 내 것이 아니었단 것이다. 이 사실을 마주하길 꺼려 여러 방향으로 회피하다 못해 기어가기까지 하면 그 끝은 아무것도 없음이라. 날 받아줄 이는 진작에 떠났고, 또 몇 명은 나 스스로가 잘라내었으며… 

 

 

"한 사람을 위하면, 쉽게 무너지지만, 당신은 좀 달라질 수 있겠네요. 이제는 주위 사람들도 중한 걸 알았으니까."

 

 

자기 잘못된 길 와버려 복잡한 표정을 내비출 때. 손바닥에는 햇볕보다 따스한 피부가, 어제오늘 덮고 잔 이불보다도 부드러운 머리칼 몇 줌이 손등을 간지럽혀서. 티 내지 않기를 바라였건만 결국에는 어색하게도 웃어버린다. 감정 처음 배웠던 아이마냥. 그게 간지러움이고 또 경계선 옅음을 알게 된 사람마냥. 그러다 힘 없이. 아니, 원체 힘을 쥐고서 해하려는 사람이 되진 못해서. 그렇게 뺨 위에 올려둔 손이 당신 이끄는 대로 내려가니. 심장. 생명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중요한 곳을 짚어준다. 

 

 

"중요한 곳을 이리 쉽게 알려줘도 되는 거예요?"

 

 

"신이여도 똑같네. 정말 따스하고… 금빛노을 같은 그런 느낌."

 

 

야트막한 감상을 내었다. 저 하늘에 있어도, 모두의 경외감을 받아도, 그들 또한 똑같은 생명체임을. 처음의 경계심은 없고. 중한 곳에 제 손까지 올려가며 다시 찾아와도 되겠니. 내가 그리 해도 되겠니. 그 되물음은 나 아직 희망 찾지 아니하였지만 보인다면, 그 희망의 끈 절대 놓지 않겠노라고. 모습이 엿보였다. 당신 정말 변덕쟁이예요. 어쩔 수 없다는 양 웃으며 고개를 가볍게 좌우로 저어낸다. 그러니까, 거절의 의미가 아니고 당신. 너 못 말린다는 행동이란 것이다. 해서, 저 또한 남은 손 들어 올려 당신 손 잡고 제 심장께로 짚어준다. 

 

 

"이 심장의 주인은 따로 있었죠. 그러니 이 심장 주인만큼 사는거예요."

 

 

생각하는 지혜, 말할 수 있는 용기, 들어주는 감정. 모두 주인은 따로 있었노라고. 큰 문제없다 하면 그 주인 사는 삶까지는 살다 간다는 그런 어조. 난, 당신의 부탁 반절 밖에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아요. 몸이 그래서. 그렇게 잘 전달한 뒤, 심장의 박동을 귀에 담아보려 한다. 만일, 당신이 태어난 후 이곳에 오게 된다면 혼은 떠돌고 있을 거라는 말. 사라진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당신과 당신 어버이 모두 반복이 끊어졌으면 해요.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오시면 언질 좀 해줄래요. 뭐든 좋아요. 심장박동 소리 라던지. 그래야 뒤돌아볼 수 있을 테니. 희망은 여럿 있었다. 당신 앞에 선 이 또한 결의에 찬 희망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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