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알고 있니. 내가 어떤 생을 살아왔는지. 무게 실린 말. 너의 생 나 모르니, 너 나의 삶 알고 있니. 그리 답하는 느낌이 들었다. 밤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우가 이랬을까. 밤이 우는 아름다운 모습. 유성(流星). 대기권 안으로 들어와 빛을 내며 떨어지는. 업화와도 같이 온 몸에 불을 두르고 명멸해가는 별. 머리칼을 넘겨주려 다가왔을 때, 저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일 이제 일어나지 않는데도, 몸에 밴 습관은 어쩔 수 없지. 저보다 큰 자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다. 이상하지. 추궁할 사람 없는데도. 차가운 기운에 한쪽 눈을 떠보면, 머리칼을 넘겨주는 아가페가 엿보여서.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요. 그저 추측할 뿐이죠."
더 멀어지는 것을 잡을 수 없었다. 그 까닭은 내 다리의 힘이 다해서 아마도, 오늘 체력은 다썼으리라고 생각될 즈음 여타 성당에서 기도하는 자세로 무릎부터 풀썩 주저 앉아 한 손으로 사악. 모래를 훔쳐보는 것이렷다. 그러곤 당신에게로 한 손을 내밀어 그 모래를 흩어지게 만든다. 웬일이냐, 너 새벽 여신의 아들 샛별아, 네가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지끈거리는 머리. 때와 장소를 구분짓지 않고 불쑥 튀어나와 사람 환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예지는 틀려도 무시할 수 없는 문장이라서.
"저 하늘의 유성우처럼 당신도 하늘에서 추락했는지요."
- 나처럼 죄를 지어서 이 땅에 발 잡힌 것인지. …선악과를 보았는지.
누군가의 답을 간절히 바라는 눈빛. 다가가기 이전에 눈치챘던 그 모습. 세계의 축이면, 당신이 끊임없이 바라는 누군가는 아마도, 그래 아마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아니 못한다는 게 맞을 것이다. 벼락맞고 싶지 않다면 가만히 있는 것이 좋을 터. 또 한번 예지가 경고를 한다. 사뭇 다른 문장. 이번 처음으로 나에게 오는 예지였다.
"Dei, quod reliquum est, nolite metuere, et ossa tua liberabit, exspectans…."
(신을 기다리는 자여, 그 분께서 너를 네 뼈로부터 풀어줄지어니 그 분의 잔해를 두려워 말라. 기다려라.)
닿지 않을 거리에서 또 다시 한 손을 뻗어. 그 별의 빛을 마주하는 듯이 바라보다가. 이내 두 손 전부를 들고서 눈을 감고 당신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언젠가. 반드시 답이 올 거라고. 당신은 아직 어버이가 있으시니 답을 해주실 거라고. 그렇게 기도를 끝마치고 나면.
"어쩌면요. 당신과 나는 그릇부터 다르지만. 주제넘게도…어딘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답을 기다리는 것이. 그리고 계속해서 이유를 되묻는 것이. 그릇부터가 차원이 달랐지만. 우린 살아있는 생명이었다. 본인들의 창조주에게서 태어나고. 고뇌하는 건 다 똑같을 테지. 그리 말하고서는 저 바다 넘어에 존재하는 지평선을 바라본 채로.
"아, 고통이여 너는 결코 내개서 떠나지 않겠기에 나는 마침내 너를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슬슬 봄이 끝나가는지. 자신의 봄내음은 아주 옅어져 있었다.
'커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閃光 (0) | 2021.05.09 |
|---|---|
| 엘리제 G' 프로메테우스...? (0) | 2021.05.08 |
|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증거. (0) | 2021.05.07 |
| 空虛 (0) | 2021.05.07 |
| customer. (0) | 2021.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