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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증거.

 

 

 

 

 

 


 

 

신의 조건없는 사랑은 참으로 거대하고 눈물흘릴만치 가슴이 아릿한 것은 변함없었다. 우리 피조물을 위해 품 내어주심이 그 얼마나 따사로운지. 우리의 시점에선 이렇다 하지만, 당사자는 어떨까. 아이들이 떠나가버리는 것을 온전한 정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불가능할 것이라고 감히 짐작한다. 건장한 사람이 순식간에 잿가루됨은 너무나도 허무했다. 한 줌의 모래와도 같이 변해버리는 모습은 그 만큼 슬픔이 압축되어 있음을 난 잘 알았다. 좋든 싫든간에. 배움의 길은 참으로 높았고, 마주할 진실은 참으로 무거웠다. 

 

 

"처음엔 당신은 무자비한 진실의 수호자. 라고 느꼈지요."

 

 

전 알아요. 그게 일종의 보호장치였다는 것을. 당신은 상냥한 사람이라는 걸 전 알아요. 여느때와 같은 부드러운 어조. 늦봄의 향이 밀려온다. 아가페를 따라한다는 건 변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이 나아갈 길을 똑바로 마주한다면 그걸로 되었다. 비난도 좋다는 뜻이다. 그야 난 따라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증거는, 그렇게 날을 세워도 주위를 사랑한다는 점이에요."

 

 

"난 믿어요. 바뀔 수 있음을."

 

 

성경 책을 덮는다. 그 모습은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 나도 약속할게요. 나 또한 나의 진실을 마주하겠다고. 도망치지 않을게요. 무릇, 쓴 약이 몸에도 좋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늘 웃던 얼굴로 당신을 바라본다. 나같은 게 네게 기대면 앞날에 방해가 되지 않겠니. 첫 걸음마이기 때문에 주저하는 모습이 선명했다. 샛붉어진 얼굴을 보고 놀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정말로, 그게 이해가 된다면서 고개를 끄덕였지.

 

 

"솔직히 말하자면, 미물이 다 견딜 순 없지만요. 그럼에도 당신이 용기내어 와 준다면."

 

 

"작지만, 받칠 수 있는 기둥이 될 수 있답니다." 

 

 

닿아도 될련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보다가 이내 살짝 손을 빼어 당신의 손등 위를 조심히 덮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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